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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장관

2025 외교부 시무식 신년사(1.2.)

작성일
2025-01-02
수정일
2025-01-07
조회수
1730


2025 외교부 시무식 신년사(1.2.)


사랑하는 외교부 동료 여러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돈과 충격의 한 해를 뒤로 하고

불퇴전의 결의를 다져야 할 새해가 밝았습니다.


먼저 일요일에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졸지에 소중한 생명을 잃으신 179명의  

희생자와 유가족분들께 다시 한번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특히 불의의 사고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태국 시민 두 분의 유가족분들과 태국 국민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희생자분들이 이승에서 다 못 누리신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천국에서 모두 누리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정부는 희생자 신원확인과 유가족의 출입국 

편의 지원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외교부 동료 여러분, 


예년 같았으면, 여러분들께 

그간의 노고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

희망찬 신년 인사를 드렸을 텐데 

엄중한 국내 상황 때문에 

따뜻한 덕담으로 새해 인사를 시작하지 못하는 것을

미안하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작년 이맘때 있었던 취임식에서

저는 국제질서가 지각 변동을 겪고 있는

지정학적 대전환의 시기에 

우리의 좌표를 어디에 두고 

어디를 향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깊이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지난 1년간 대한민국이 겪은 

지정학적 지각 변동의 폭과 양상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격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고

앞으로 계속 직면하게 될 불확실성은

현재로서는 그 깊이를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현실입니다.


지금과 같은 대내외적 격변기에는 

공직에 몸을 담고 있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떤 마음가짐과 어떤 역사의식을 갖고 

직무에 임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특히, 외교부에 몸 담고 있는 우리들은 

매일매일 역사를 만들어가는 현장 속에서 살고 있다는 

주인의식과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불과 한달 전에 생생히 경험했듯이 위기의 순간은 

언제라도 예고없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삶의 현장에서 매 순간 내리는

크고 작은 결정과 선택들이 점으로 연결되어 

여러분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선이 되듯이,

외교 현장에서 매일 매일 부닥치는 

크고 작은 현안들에 대한 여러분들의 판단이 

점과 선으로 연결되어 우리 외교의 방향과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여러분들이 혼신의 노력을 다해 

이룬 외교적 성과들이 얼마나 값지고,

조그마한 실수나 소홀함이 빚은 외교적 공백이

얼마나 큰 비용으로 되돌아 올 수 있는지도 

깊이 성찰하며 매사에 진중함을 잃지 맙시다. 


우리는 지난 1년간 

북한의 도전에 흔들림 없이 대응해 오면서

한미동맹, 한일관계, 한미일 협력에서 

매우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4년여간 멈추었던 한일중 협력을 정상화하고 

한중 고위급 교류도 재개하였습니다.


경제안보와 과학기술 외교에서도

국제연대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우리가 15개 주요 국가들로 구성된 

핵심광물파트너십(MSP) 의장국을 맡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다자무대에서도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 비전을 향해 

힘차게 달려 온 한해였습니다.


유엔 총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군사 분야 AI 관련 결의 채택을 주도한 것은

우리 다자외교가 한 단계 질적 도약을 이루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인태 지역과 유럽 지역의 가치 공유국들과도

다층적, 소다자 네트워크를 대폭 확대하였습니다.


아세안은 물론, 태도국, 아프리카, 중앙아, 

중남미 등과의 권역별 외교를 활발히 펼치며

글로벌 사우스와의 새로운 협력 지평도 열었습니다.


해외에서 어려움에 처한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편익을 증진하기 위해 

발로 뛰며 영사 서비스 행정을 개선해 왔습니다. 


저는 어제 설날을 맞아 지난 1년 동안의

업무 일정표를 살펴보았습니다.

365일 거의 주말도 없이

빼곡히 가득찬 외교 일정으로 빈 틈이 없었습니다. 


한 해 동안 총 10개국을 상대로 

대통령 해외 순방이 이루어졌고,

17개국의 정상급 인사가 우리나라를 방문하였습니다.


저 역시 109회나 되는 공식 양자 회담을 포함해 

각국 외교장관과 120여 회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전현직 고위 인사, 재계, 학계, 언론계 인사들까지

합치면 아마 면담 횟수가 200회를 훌쩍 넘을 것입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헌신과 일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모두가 함께 이룬 이 소중한 성과를 

부정하거나 폄훼하며 가던 걸음을 멈추기에는  

작금의 국내외 정세가 너무 복잡하고 엄중합니다. 


우리의 외교 좌표는 

국익이 무엇인지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토대로 설정된 것입니다. 


지금처럼 국내 상황이 어려울 때일수록

외교정책의 진폭을 줄이고

일관된 비전과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어렵게 쌓아온 

국제사회의 신뢰를 조기에 회복하기 위해서도

우리의 위상과 국력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굳건히 지켜나가야 합니다.


사랑하는 동료 여러분, 


새해는 푸른 뱀의 해인 

을사년입니다. 


뱀은 종종 위험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동시에 회생과 치유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가 변화에 적응하며 성장하는 

뱀의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기민하게 대응해 나간다면, 

지난 70여 년의 대한민국 역사를 통해 

끊임없이 입증되었듯이 

작금의 위기도 충분히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 앞에 밀려오는 

거센 파도와 격랑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외교부가 중심을 잃지 않고 

냉정하고 차분하게 조타수 역할을 잘 해내야 합니다.


시대가 우리에게 부여한 소명에 대한 

책임감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다가오는 모든 도전을 함께 힘을 합해 헤쳐 나갑시다. 


우리 모두 나라의 오늘과 내일을 위해 

심기일전합시다. 


끝으로 이 자리를 빌려, 

2024년 우수공무원, 하반기 모범공무원,

대한민국 공무원상 및 장관 표창 수상자로 

선정된 직원들께 각별한

축하 인사를 드립니다.


사시사철 청사 각층의 청결 관리에 

힘써주신 공무직 사원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외교부의 업무 특성상 직원들의 야근이 잦아 

도시락 등 많은 양의 생활폐기물이 배출되는 일이

다반사인데 

묵묵히 도와주시는 여러분들의 손길 덕분에  

저를 포함한 전 직원이 쾌적한 환경에서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광화문 일대에 유동 인구가 많고 

시위, 집회 등이 상시 이루어지고 있어

365일 청사 방호와 안전한 업무 환경을 

만들어 주시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으신

청사관리소 청원경찰과 방호관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모쪼록 새해에는 아픈 기억을 모두 씻어버리고 

여러분 한 분 한 분과 여러분들의 가정에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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